흙과 호흡하는 옹기장의 삶과 철학

11월 마지막 주말, 전북 진안 백운면의 흙과 호흡하는 옹기장이 이현배 장인의 이야기를 담은 여행 기록이 전해진다. 그는 흙을 활동의 중심으로 삼아 자연과 소통하며 옹기를 만드는 철학을 지니고 있다.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 작업장이 주는 따뜻한 흙의 느낌과 함께 장인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흙 위에서의 삶, 장인의 철학

진안 백운면의 공기 속에 스며드는 흙의 향기는 이현배 장인이 만들어낸 작품들의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작업장은 단순히 옹기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생명의 숨결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장인은 "옹기장이는 흙 위에 살아야 해요. 바닥마저 흙이어야 숨이 통해요"라고 강조하며, 직접 체험한 경험 속에서 나온 깊은 통찰을 드러냈다. 장인의 지혜는 작업장의 소소한 요소에까지 미쳤다. 시멘트를 대신한 흙 바닥은 그에게 단순한 작업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었다. 발바닥이 푹 잠기는 촉감 속에서 장인은 자연과 연결되는 소중한 시간을 느끼며, 흙이라는 본질적 재료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었다. 장인의 삶은 단순히 옹기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연의 흐름을 좇고, 그 흐름에 자신의 삶을 맡겼다. 옹기장을 위한 이 공간은 그에게 임시의 거처이자, 노동의 장소이기도 했다. 그렇게 그는 '흙 위에서 머무는 삶'을 영위하며, 저마다의 순간을 누리며 살았다.

떠도는 삶, 이동하는 옹기장

이현배 장인은 "옛날부터 옹기장이의 삶은 중화 요릿집 철가방 같았어요"라고 회상하며, 자신의 직업이 지닌 특징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그의 삶은 단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이동했던 بما는 옹기장이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연이 주는 다양한 환경에 맞추어 가며 살아가는 그들의 삶은 전통과 와해된 현대의 경계에서 어우러지고 있었다. 그들이 이동한 이유는 각기 다른 지역의 음식을 담기 위한 중요 동선이었다. 발효가 필요한 많은 음식들은 옹기장의 존재 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다. 장인은 그 지역의 환경과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옹기를 제작하여, 각지를 여행하며 그 존재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삶 속에서 그는 자신이 사는 땅과 그 땅에서 주조된 정체성이 고스란히 나타날 수 있도록 했다. 옹기장이가 선택한 '이동'이라는 삶의 방식은 단순히 물리적 이동에 한정되지 않는다. 정착의 환경 속에서도 항상 떠날 준비를 해야 했던 그들은, 자신의 삶을 머물기 보다는 느끼고 호흡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따라서 가마터는 결코 영구적이지 않으며, 옹기장이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자연과의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했다.

흙과 함께하는 삶, sustainable의 의미

'흙 위에 서는 것'은 단순한 생존의 의미를 넘어 장인이 느끼는 허물어지지 않는 철학적 바탕으로 연결된다. 이현배 장인은 이 땅에서 흙과 존재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그것이 삶의 지속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는 "가마는 불을 먹으면 약해지기 마련"이라고 토로하며, 이는 그의 생태적 인식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작업과 선택이 단순히 개인의 삶에 한정되었던 것이 아니라, 후손과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으로 이어짐을 깨닫고 있었다. 황폐해지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고자 하는 그의 삶은 지속 가능한 관계를 통해 풀어졌고, 장인은 이러한 삶을 통해 주변 환경과 올바른 소통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지속 가능성을 인식한 장인은 고난 속에서도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으며, 주변과의 조화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있었다. "굳이 영구적일 수 없었던 가마터에서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마음"은 그가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발판이 되었다. 이렇듯 흙과 호흡하며 생명을 불어넣는 그의 철학은 앞으로의 전통이 어떻게 이어져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이현배 장인의 삶은 단순히 옹기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으며, 자연과의 공명 속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할 전통과 철학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지금까지 함께 그 여정을 바라보았다면, 다음에는 이러한 전통적인 경험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재조명될 수 있는지를 고찰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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